◎태조 15권, 7년(1398 무인 / 명 홍무(洪武) 31년) 12월 15일(정사) 2번째기사

예조에서 부모 기일 지내는 절차에 대해 건의하여 채택되다

○禮曹上言: “《記》曰: “君子有終身之喪”, 忌日之謂也。 前朝風俗, 於忌日, 不曾齋戒行祭, 唯以飯僧爲事, 略無報本之道, 且違禮典。 今後乞令當忌日前一日, 不茹葷, 不飮酒, 不食肉, 致齋別寢, 至忌日行祭。 其奠物, 一依當曹頒行《時享陳設圖》行之, 不近聲色, 不接賓客, 以行終身之喪之義。” 上從之。

【태백산사고본】 3책 15권 11장 A면

【영인본】 1책 141면

【분류】 *역사-고사(故事) / *풍속-예속(禮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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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에서 상언하였다.

“《예기(禮記)》에, ‘군자(君子)는 한평생의 상(喪)이 있는 것이니, 부모의 기일(忌日)을 이름이라.’ 하였습니다. 고려 왕조의 풍속에는 기일(忌日)에 일찍이 재계(齋戒)하고 제사를 지내지 아니하고는 다만 중을 밥 먹이는 것으로 일을 삼고 조금도 근본에 보답하는 도리가 없었으며, 또한 예전(禮典)에도 어긋났으니, 지금부터는 원컨대 기일(忌日)을 당하면 하루 전에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고 술을 마시지 말며, 고기를 먹지 말고 별침(別寢)에서 재계를 하다가 기일(忌日)에 이르러 제사를 지내게 할 것이며, 그 드리는 제물(祭物)도 일체 예조(禮曹)에서 반포 시행한 《시향진설도(時享陳設圖)》에 의거하여 시행하고, 음악과 여색(女色)을 가까이 하지 말고 빈객(賓客)을 접대하지 말게 하여, 한평생의 상(喪)의 의리를 행하게 하소서.”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태백산사고본】 3책 15권 11장 A면

【영인본】 1책 141면

【분류】 *역사-고사(故事) / *풍속-예속(禮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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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忌日 : 조상(祖上)의 사망일(死亡日). 기신(忌辰). 이 날 기일 제사(忌日祭祀)를 행하므로 보통 기제(忌祭)라고 부르며, 음주(飮酒)•작악(作樂) 등 길사(吉事)를 꺼리는 까닭에 기일(忌日)이라 함.

※ 기제일(忌祭日) 과 기제시간(忌祭時間)

예문(禮文)에는 별세한 날 자시(子時)에 제사를 지낸다고 되어 있습니다(親死之日也).

궐명제(厥明祭)니 질명제(質明祭)니 합니다.

궐(厥)은 기야(其也)요 . 질(質)은 성야(成也)니 궐명(厥明)하면 미명(未明)이요. 질명(質明)하면 먼동이 틀 무렵입니다.

그러니까 자정(子正)(零時)부터 인시(寅時)(五時)까지 날이 새기 전 새벽에 기제(忌祭)를 올리는 것이 예(禮)입니다.

날이 바뀌는 첫 새벽(자시(子時))에 기제(忌祭)를 올려야 한다는 궐명행사(蹶明行祀)의 예문정신(禮文精神)은 돌아가신 날이 되면 제일 먼저 고인의 제사부터 올리는 정성을 강조한데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사회구조(社會構造)와 생활(生活)여건에서 볼 때 한밤중 제사(祭祀)는 핵가족화(核家族化) 되어서 분산(分散) 거주(居住)하는 가족(家族)들의 참석(參席)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음 날 출근(出勤)과 활동(活動)에도 지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의례준칙(家庭儀禮準則)을 보면 별세한 날 일몰(日沒) 후(後) 적당한 시간(時間)에 지내게 되어 있다. 관행에 젖어 입제일(入祭日)과 제일(祭日)을 혼동하고 좌고우면(左顧右眄) 하다가 궐명행사(蹶明行祀)는 커녕 기제일(忌祭日)마저 지키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