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정윤목
ㆍ작성일	2012-03-11 (일)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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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상주목사 정공 시 서(送尙州牧使鄭公詩序)-정양생(鄭良生)
동문선 제88권

서(序)

송 상주목사 정공 시 서(送尙州牧使鄭公詩序)-정양생(鄭良生) 이숭인(李崇仁)

예의정랑(禮儀正郞) 안군 자옥(安君子玉)이 나에게 고하기를, “저의 고숙(姑叔) 상주목사(尙州牧使) 정공(鄭公)의 부임에 대해 여러 선생께서 이미 시를 지었습니다. 선생은 저의 고숙과 종유한 적이 오래이니, 한마디 말도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그 머리에 서문을 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내가 일찍이 공의 집에 가 보니 공이 말하기를, “순흥(順興)은 내 외가의 고을이며, 대부인이 그곳에 계신다. 대부인이 춘추가 높으신데 조석의 공양을 받들 만한 다른 형제가 없고 나도 또한 멀리 떨어져 있어 소식조차 수시로 듣지 못하고 있으니, 내 마음이 어찌 하루인들 잊으랴. 이곳에 있는 것은 다만 관직에 얽매였기 때문이니, 장차 사직할 것이어니와 만약 그 근방의 한 고을을 얻어서 대부인을 봉양하는 곳을 만들었으면 천행이겠다.” 하셨는데, 이윽고 이번의 제수가 있었다.

상주에서 순흥과의 거리는 겨우 수일이 걸릴 정도요, 공의 장인인 근재 선생(謹齋先生)의 전임지다. 옛날 근재 선생께서 감찰대부(監察大夫)로 이 고을 목사가 되었는데, 역시 늙은 어버이를 봉양하기 위하여 구하였던 것이니, 공의 부임이 어찌 우연한 일이겠는가. 하늘이 반드시 그 효성을 도와준 것이다. 나의 선조부께서도 일찍이 이 고을을 맡았었는데, 매양 근재 선생의 정사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셨으며, 인하여 나에게 경계하기를, “근재 선생은 집에 있어서는 효자가 되고 조정에서 벼슬하면서는 양신(良臣)이 되고 외직을 제수받아서는 양리(良吏)가 되었으니 너희들은 당연히 본받아야 한다. 내가 이 고을을 맡은 것이 근재 선생이 맡은 때와 불과 10년 사이인데 오직 근재 선생을 본받았을 뿐이다.” 하셨다. 그 후 내가 상주에 노닐며 그 부로(父老)를 찾아보니, 남긴 사랑이 무성하여 쇠하지 아니하였다.

지금 공이 사헌부의 다음 자리에 처하여 곧은 말과 바른 낯빛으로 조정의 기강을 엄숙히 떨치니 사론(士論)이 오히려 승진이 못 될까 저어하는데, 갑자기 외임을 맡게 된 것은 실로 대부인을 위한 것이다. 공의 이 부임에 있어서도 역시 오직 근재 선생을 배울 것이니, 근재 선생이 대부인을 섬긴 것으로써 대부인을 섬기고, 근재 선생이 백성을 다스린 것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공이 당연히 해야 할 바인 동시에 여러 선생이 공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하물며 지금 전하가 새로 즉위하여 원신(元臣) 석보(碩輔)가 공경과 공순으로 동심협력하여 안으로 백관 서부(庶府)와 밖으로는 주부군현(州府郡縣)이 다 적격자를 고르게 되니, 이는 유신(維新)의 정치를 이룩하려는 것이다.

나는 시종의 자리를 맡아서 일찍이 선지(宣旨)를 받들어 읽었는데, “수령의 성적을 고사함에 있어서는 당연히 다섯 가지를 쓰게 하라.” 하였다. 공이 상주에 있어 부세가 과중하면 균평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송사가 많으면 간편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호구가 줄어들면 어떻게 해야 불어나며, 전야(田野)가 묵었으면 어떻게 해야 개간되며, 도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사라지게 할 것인가를 밤낮으로 선지에 부응하게 할 것을 구한다면, 이야말로 능히 양리(良吏)가 되는 것이요, 능히 효자가 되는 것인 동시에 신하된 직분을 다하는 것은 자식된 직분을 다하는 것이다. 이로써 서문을 삼는다.

送尙州牧使鄭公詩序

禮儀正郞安君子玉告余曰。姑丈尙州牧鄭公之行。諸先生旣詩之矣。子從姑丈游久。而無一言可乎。盍序其右簡。予甞造公第。公曰。順興吾外鄕也。大夫人居焉。大夫人春秋高。無他兄弟以奉甘旨。吾且遠遊。音耗尙未時聞。吾心曷一日忘乎。而所以在此者。但縻於官爾。行當辭之。若得一郡近地。以爲榮養之所則天也。旣而有此除。尙去順興才數日。尊舅謹齋先生過化之地也。昔謹齋以監察大夫。來牧于此。亦以親老求養也。公之行豈徒然哉。天必有以相夫孝誠也。吾先祖亦嘗任此矣。每稱謹齋爲政。至不容口。因戒予曰。謹齋在家爲孝子。仕於朝爲良臣。除外爲循吏。汝曹當師之。予任此州。距謹齋不十年。惟謹齋是師。後予游尙。訪某父老。遺愛藹然不衰也。今公貳于憲府。儻言正色。振肅朝著。士論猶恐其不進用也。遽膺外寄者。實爲大夫人爾。公之行。亦惟謹齋是師焉。以謹齋之所以事大夫人者事大夫人。謹齋之所以御民者御民。此公之所當爲。而諸先生之所以望公也。矧今殿下新卽位。元臣碩輔同寅協恭。內之百司庶府。外之州府郡縣。皆爲擇人。盖欲致維新之治也。予代匱侍從。嘗竊伏讀宣旨。殿最守令。當用五事。公之於尙也。賦斂重。思有以平之。詞訟繁。思有以簡之。戶口耗。何以增之。田野荒。何以闢之。盜賊興。何以息之。夙夜求所以稱旨。斯能爲循吏矣。斯能爲孝子矣。盡臣職。所以盡子道也。是爲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