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씨(姓氏)는 대개 중국(中國) 성씨제도(姓氏制度)를 모방(模倣)한 것이기 때문에 먼저 중국 성씨(中國姓氏)의 연원(淵源)을 알아 보아야 한다.

중국(中國)의 성씨(姓氏)는 그 역사(歷史)가 요원(遼遠)하여 처음 문자(文字)로 성(姓)을 사용(使用)하기 시작(始作)한 것은 요순제왕(堯舜帝王)이 그 위엄(威嚴)을 보이기 위해 사용(使用)한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처음은 왕가(王家)에서만 써오던 성씨제도(姓氏制度)가 그 후 공신(功臣)에게 사성(賜姓)함으로써 귀족(貴族) 벼슬아치 양반(兩班) 등으로 점차 확대(擴大)되어 수당시대(隋唐時代)에 서민(庶民)에게 까지 널리 성(姓)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대륙(大陸)의 영향(影響)을 받은 우리나라는 고조선시대(古朝鮮時代)에 왕족(王族)에 한하여 성씨(姓氏)를 사용(使用)하기 시작(始作)하였을 뿐이다.

그 후 삼국〔三國:신라(新羅)·고구려(高句麗)·백제(百濟)〕시대(時代)부터 사성(賜姓)을 내려 귀족(貴族)과 족장(族長)들도 성(姓)을 갖게 되었다.

고구려(高句麗) 시조(始祖) 주몽(朱蒙)은 「고(高)」를 자기 성씨(姓氏)로 정하고 건국(建國)의 공신(功臣)인 재사(再思)에게 극씨(克氏)로 무골(武骨)에게 중실씨(仲室氏)로 묵거(默居)에게 산실씨(山室氏)로 각각 사성(賜姓)하여 사회적(社會的) 지위(地位)를 보장(保障)하여 주기도 하였다.

신라(新羅)도 고구려(高句麗)와 마찬가지로 시조(始祖) 혁거세(赫居世)는 나무껍질 박「朴」자를 자기(自己) 성(姓)으로 정하고 건국공신(建國功臣) 육촌장(六村長)에게 이(李)·최(崔)·손(孫)·정(鄭)·배(裵)·설(薛)의 성(姓)을 각각 하사(下賜)하였다.

백제(百濟)의 시조(始祖) 온조(溫祚)는 고구려(高句麗) 고주몽(高朱蒙)의 왕자(王子)이었으나 그는 독자적(獨自的)으로 새로운 성(姓)을 만들어 부여씨(扶餘氏)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유래(由來)를 밟아 토착(土着)된 우리나라의 여러 성씨(姓氏)는 고려시대(高麗時代)로부터 민간(民間)에게까지 널리 퍼져 성(姓)을 갖게 되었으나 삼국시대(三國時代)의 사성(賜姓) 이외엔 성(姓)을 쓸 수 없었고, 그 시대(時代)엔 성씨(姓氏)만 가지고도, 행세를 할 수 있었으나 고려조(高麗朝)에 와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러므로 빛나는 가문(家門)을 가진 성씨(姓氏)들은 자기성(自己姓)이 타성(他姓)과 혼돈(混頓)되는 것을 피하고 만대(萬代)에 그 체통(體統)을 유지(維持)하기 위하여 그 씨족(氏族)의 역사(歷史)를 기록(記錄)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곧 족보(族譜)의 유래(由來)라 한다.

족보제도(族譜制度)가 시작(始作)된 후 혹자(或者)는 나라에 공훈(功勳)을 세워 사성(賜姓)을 받을 때엔 자기(自己) 족보(族譜)의 약세(弱勢)를 숨기려고 엉뚱한 중국(中國)의 명현(名賢)을 끌어넣어 자기시조(自己始祖)라고 과장(誇張)하기도 했다. 사실(事實)은 중국(中國)의 성씨(姓氏)와 우리나라 성씨(姓氏)와는 하등관련(何等關聯)이 없으며 다만 성자(姓字)가 글자만이 동일(同一)할 뿐이다.

간혹(間或)은 중국(中國)사람이 우리나라에 건너와 귀화(歸化)한 씨족(氏族)도 있기는 하나 다수(多數)의 성씨(姓氏)는 외성(外姓)과는 관계(關係) 없이 우리나라 토착(土着)의 성씨(姓氏)들이다.

우리 성씨(姓氏)의 구성(構成)은 동성(同姓) 가운데 여러 본(本)으로 나누어져 있다. 본(本)은 조상(祖上)을 하나로 하는 혈통(血統)을 뜻하는 것으로 동성(同姓)일지라도 본관(本貫)이 다를 시(時) 타성(他姓)과 동일시(同一視)하는 것이 특징(特徵)이라 하겠다.

이 본관(本貫)의 중요성(重要性)은 민간풍속(民間風俗)에 큰 영향(影響)을 끼치는 관습(慣習)이다. 동성동본(同姓同本)은 백대지친(百代之親)이라 하여 절대(絶對) 혼인(婚姻)을 할 수 없는 금혼제도(禁婚制度)는 이조초(李朝初)부터 국법(國法)으로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