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宗 65卷, 16年(1434 甲寅 / 명 선덕(宣德) 9年) 7月 13日(戊子) 1번째기사

볏곡의 수해 풍해로 인한 피해 여부를 묻고 각도의 성곽 관리자를 세우다

○戊子/視事。 上曰: “今年畿甸之間, 霾雨雖久, 然無大水害稼, 忠淸、全羅、慶尙三道, 則時無水災之報, 北方之事, 深可憂也。 今年霖雨太甚, 禾稼損傷, 予甚慮焉。” 右議政崔閏德啓曰: “臣亦聞之, 北方雨水頗多。 大抵北方水田少, 而山田多, 因其水甚, 立苗甚疎, 然其茂盛與否, 時未聞也。” 上曰: “咸吉道水損之田, 已報千餘結矣。 其損者已矣, 其未損者, 亦未知其終也。” 閏德啓曰: “禾穀或因風損, 或因水損, 秀而不實者多矣, 不可預期其豐稔也。 姑待八月二十日後, 乃知其實也。” 閏德又啓曰: “今國家昇平日久, 當及閑暇之時, 願築城郭, 以固邦基。 禽獸猶有巢穴, 以禦外侮, 而況人乎! 自古國家治亂無常, 安知後世不能如今日之盛治乎? 至于後世, 聖君不作, 又無賢臣, 則其能久安乎? 邊城之築, 爲萬世長久之計, 不可緩也。” 上曰: “予知卿意焉。” 時上頗留意甲兵城郭之事, 忠淸、全羅、慶尙三道城郭, 以刑曹判書鄭欽之掌之; 咸吉道城郭, 戶曹參判沈道源掌之; 平安道城郭, 戶曹參判朴坤掌之。

정사를 보았다. 임금이 말하기를, “금년에 경기에서는 흙비[霾雨]가 비록 오랫동안 내렸으나, 큰 수해(水害)는 없었고, 충청·전라·경상 세 도는 이때에 수재의 보고가 없으나, 북쪽 지방의 일이 깊이 근심스럽다. 금년은 장마가 매우 심하여 벼농사를 상하게 하였으니, 내가 심히 염려한다.”

하니, 우의정 최윤덕이 아뢰기를, “신도 들으니 북쪽 지방에는 비가 꽤 많이 왔다고 하옵는데, 대저 북쪽 지방은 논이 적고 산전이 많아서, 그 심한 비로 인하여 곡식이 싹이 심히 성기었으나, 그 무성한 여부는 이때에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함길도에 물로 손실된 전지가 이미 1천여 결(結)이라고 보고하니, 이미 손실된 것은 그만이거니와, 그 손실되지 않은 것도 그 나중 일을 알지 못하겠다.” 하니, 윤덕이 아뢰기를, “볏곡이 혹은 풍해(風害)를 입고, 혹은 수해를 입어서, 패고도 결실하지 못한 것이 많으니, 풍년을 예기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8월 20일을 기다린 뒤에야 그 결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였다. 윤덕이 또 아뢰기를, “이제 국가가 태평한 날이 오래 되었으니, 마땅히 한가한 때에 미쳐, 원컨대, 성곽(城郭)을 쌓아 나라의 터전을 튼튼하게 하옵소서. 새와 짐승도 오히려 보금자리[巢穴]가 있어 외적(外敵)을 방어하옵거든, 하물며 사람이오리까. 예로부터 국가의 치란(治亂)은 무상하오니, 후세에 오늘과 같은 거룩한 정치를 하지 못하는 수가 있게 될지 어찌아오리까. 후세에 이르러 거룩한 임금이 나지 아니하고, 또 어진 신하가 없으면 어찌 능히 오래 편안하오리까. 변경에 성을 쌓는 일은 만세의 장구한 계책을 위함이오니, 늦출 수 없습니다.”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경의 뜻을 알았다.” 하였다. 이때에 임금이 자못 갑병(甲兵)과 성곽의 일에 뜻을 두어, 충청·전라·경상 세 도의 성곽은 형조판서 정흠지로 맡게 하고, 함길도의 성곽은 호조 참판심도원으로 맡게 하고, 평안도의 성곽은 호조 참판박곤(朴坤)으로 맡게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1책 65권 7장 A면

【영인본】 3책 580면

【분류】 *왕실-의식(儀式) / *과학-천기(天氣) / *농업-농작(農作) / *군사-관방(關防)

○世宗 65卷, 16年(1434 甲寅 / 명 선덕(宣德) 9年) 8月 28日(壬申) 2번째기사

정흠지와 박곤을 각 도에 보내어 고을을 순행하여 성 쌓는 터를 살펴서 정하게 하다

○分遣刑曹判書鄭欽之于忠淸、全羅、慶尙道, 漢城府尹朴坤于江原道, 巡行州郡, 審定城基。

형조판서 정흠지를 충청·전라·경상도에 보내고, 한성부윤 박곤을 강원도에 보내어, 주·군 각 고을을 순행하여 성 쌓을 터를 살펴서 정하게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1책 65권 26장 A면

【영인본】 3책 589면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世宗 67卷, 17年(1435 乙卯 / 명 선덕(宣德) 10年) 3月 27日(己亥) 1번째기사

윤계동·정흠지·신개·이맹균·김종서·전흥·이징옥에게 관직을 제수하다

○己亥/以尹季童正憲、鈴平君, 鄭欽之咸吉道都觀察使, 申槪刑曹判書, 李孟畇吏曹判書, 金宗瑞咸吉道兵馬都節制使, 田興判漢城府事, 李澄玉判會寧府事。

윤계동(尹季童)으로 정헌대부 영평군을, 정흠지(鄭欽之)로 함길도 도관찰사를, 신개(申槪)로 형조 판서를, 이맹균(李孟畇)으로 이조 판서를, 김종서(金宗瑞)로 함길도 병마 도절제사를, 전흥(田興)으로 판한성부사(判漢城府事)를, 이징옥(李澄玉)으로 판회령부사를 삼았다.

【태백산사고본】 21책 67권 27장 B면

【영인본】 3책 620면

【분류】 *인사-임면(任免)

○世宗 68卷, 17年(1435 乙卯 / 명 선덕(宣德) 10年) 6月 5日(乙巳) 2번째기사

함길도 도관찰사 정흠지·도절제사 김종서가 국방에 관해 의논하여 아뢰다

○咸吉道都觀察使鄭欽之、都節制使金宗瑞等, 據贊成事何敬復書, 逐條議啓: 一。 移都節制使營於鏡城, 兼任守令便否, 則自富居城至會寧、寧北、孔州, 相距各百五十餘里, 至慶源百八十餘里。 會寧有變, 則由釜回行兵; 寧北、慶源有變, 則由綠野峴行兵; 孔州有變, 則由義尙行兵, 皆是要衝之地。 自鏡城至寧北、會寧、孔州, 各距二百四十餘里, 慶源二百七十餘里, 道路遙隔, 脫有事變, 難急赴援。 若以供億輸轉等項, 不緊小弊, 遽棄救援便近富居完城, 無故退排於幾百里之鏡城, 則有乖防禦大體, 仍舊爲便。 一。 寧北、孔州附近土地割屬, 使僉節制使, 兼任守令便否, 則上項寧北、孔州, 只設營鎭, 無土地人民, 故防禦支待等事, 日漸疎虞, 宜依敬復獻議, 寧北鎭附近各里四百戶割屬, 稱爲郡僉節制使, 兼差知郡事; 孔州附近各里三百戶割屬, 稱爲縣僉節制使, 兼差知縣事。 寧北鎭則曾給奴婢七十口, 孔州則前此假屬奴婢十二口, 今加給五十口, 竝許以正軍餘丁, 依本道他官例, 量定鄕吏。 一。 慶尙道沿邊米漕轉事, 則倘或今年不稔, 須令江原道租稅及國庫米二萬石, 次次移轉于安邊府, 道內各官租稅, 亦以次輸入於北道各官, 以備糧餉。 一。 移寧北鎭城於洞源主山及會寧、慶源, 各里人民, 如遇小小聲息, 毋聚邑城, 各保木柵等事, 若移築邑城, 而於賊人來路相望之地東那丹月下、西吾弄草峴兩處, 置把截, 其間有三百餘戶可耕之陳地, 待後年改築石城時, 移設爲便。 其遇聲息, 毋聚邑城, 亦依所啓施行。 一。 慶源、會寧沿邊小堡, 人民聚會, 賊若大擧, 出其不意, 先圍邑城, 使不得出援, 而分侵小堡, 則小堡必不能支, 誠爲可畏。 然無小堡, 而聽民散居, 則易啓戎心, 彼必乘機連侵, 本國人民, 亦欲報復, 互相侵掠。 如此則非但人心搖動, 恐因此生變。 且木柵, 今當完固, 未可遽撤, 藩籬姑仍其舊何如?” 皆從之。

함길도 도관찰사정흠지(鄭欽之)와 도절제사 김종서(金宗瑞) 등이 찬성사(贊成事) 하경복(河敬復)의 글에 의거하여 축조(逐條) 의논하여서 아뢰기를,

“1. 도절제사의 영(營)을 경성(鏡城)으로 옮기고, 수령(守令)을 겸임하는 편부(便否)에 대하여서는, 부거성(富居城)으로부터 회령(會寧)·영북(寧北)·공주(孔州)까지의 상거(相距)가 각각 1백 50리이고, 경원(慶源)까지의 상거가 1백 80여 리인데, 회령에 변(變)이 있으면 부회(釜回)로부터 군사를 행하고, 영북·경원에 변이 있으면 녹야현(綠野峴)으로부터 군사를 행하고, 공주에 변이 있으면 의상(義尙)으로부터 군사를 행하니 모두 요충(要衝)의 땅입니다. 경성으로부터 영북·회령·공주까지는 각각 상거가 2백 40여 리이고, 경원까지는 2백 70여 리여서, 도로가 멀리 막혀 혹시 사변이 있더라도 급히 가서 구원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일 공억(供億)과 수운(輸運) 등의 불긴(不緊)한 작은 폐단 때문에, 갑자기 구원하기 편리하고, 가까운 부거(富居)의 완전한 성(城)을 버리고 까닭 없이 몇백 리 되는 경성에 물러가 배치하면, 방어(防禦)의 대체(大體)에 어그러짐이 있사오니 예전대로 하는 것이 편합니다.

1. 영북(寧北)·공주(孔州)는 부근의 토지를 분할하여 붙이고, 첨절제사(僉節制使)로 하여금 수령(守令)을 겸임하는 편부(便否)에 대하여서는, 위 항목의 영북·공주에는 다만 영진(營鎭)만 설치하고 토지와 인민이 없기 때문에 방어(防禦)와 지대(支待) 등의 일이 날로 점점 소홀하여지니, 하경복(河敬復)의 헌의(獻議)에 의하여 영북진(寧北鎭) 부근의 각 동리의 4백 호를 분할하여 붙이어 군(郡)을 만들어서 첨절제사로 지군사(知郡事)를 겸하게 하고, 공주 부근의 각 동리의 3백 호를 분할하여 붙이어 현(縣)으로 만들어 첨절제사로 지현사(知縣事)를 겸하게 하고, 영북진에는 일찍이 노비(奴婢) 70구(口)를 주었고, 공주에는 노비 12구를 빌려 주었으니, 지금 50구만 더 주고 아울러 정군(正軍)의 여정(餘丁)을 허급(許給)하여, 본도의 다른 고을의 예(例)에 의하여 향리(鄕吏)를 요량하여 정해 주소서.

1. 경상도 연변(沿邊)의 미곡을 조운(漕運)하는 일에 대하여서는, 만일 혹시라도 금년에 흉년이 들거든 강원도의 조세(租稅)와 국고미(國庫米) 2만 석을 차례차례 안변부(安邊府)로 이전(移轉)하고, 도내 각 고을의 조세도 차례로 북도(北道)의 각 고을로 실어들여서 군량(軍糧)에 대비하게 하소서.

1. 영북 진성(寧北鎭城)을 동원(洞源)으로 옮기고, 주산(主山)과 회령(會寧)·경원(慶源)의 각 동리의 인민들은 잗단 소식을 받더라도 읍성(邑城)에 모으지 말고 각각 목책(木冊)을 보전하자는 등의 일에 대하여서는, 만일 읍성을 옮겨 쌓고 도적들이 나오는 길과 마주 바라보이는 땅인 동 나단월하(東那丹月下)와 서 오롱초현(西吾弄草峴) 양처(兩處)에 파절(把截)을 둔다면, 그 중간에 3백여 호가 경작할 만한 땅이 있으니, 다음 해에 석성(石成)을 고쳐 쌓는 때를 기다려서 옮겨 설치하는 것이 편리하고, 잗달은 소식을 받더라도 읍성에 모으지 말라는 것도 아뢴 것에 의하여 시행하소서.

1. 경원·회령 연변의 소보(小堡)에 인민들이 모여 있으니, 적이 만일 뜻밖에 대군을 몰고 와서 먼저 읍성을 포위하여, 나가 구원하지 못하게 하고 나누어 소보를 침략한다면, 소보가 반드시 지탱하지 못할 것이오니 참으로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소보가 없이 백성들이 자유로이 흩어져 사는 것을 들어 준다면 융심(戎心)을 열어 놓기가 쉬워서, 저 사람들이 반드시 기회를 타서 연속하여 침략할 것이고, 본국 사람들도 역시 보복하려고 하여 서로서로 침략할 것이오니, 이렇게 되면 인심이 동요될 뿐만 아니라, 이것으로 인하여 변이 생길 것이요, 또 목책도 이제 완고하게 되었으니 갑자기 울타리를 철폐할 것이 아니오니, 아직 예전대로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하니, 모두 그대로 따랐다

【태백산사고본】 22책 68권 22장 A면

【영인본】 3책 632면

【분류】*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교통-수운(水運) / *군사-관방(關防)

○世宗 72卷, 18年(1436 丙辰 / 명 정통(正統) 1年) 5月 12日(丁丑) 1번째기사

북방의 군읍 설치와 무당의 체벌에 관해 논하다

○丁丑/召黃喜、崔閏德、盧閈等議事。 其一曰: “咸吉道斡木河等處, 本是我國之境, 曩爲野人所居, 今自底滅亡。 予繼祖宗之意, 欲設郡邑, 朝論紛紜, 予獨斷於心, 設四邑以居民衆。 厥後河敬復謂予曰: ‘前朝之時, 欲創九城, 而終不允成。’ 其意蓋欲勿置邑也。 乙卯秋, 河敬復又曰: ‘新邑居民, 甲寅乙卯兩年饑饉之後, 疾疫致死者, 以萬計。’ 予令咸吉道都巡撫使沈道源, 訪問其數, 死者六百四十八人。 其後監司鄭欽之、都節制使金宗瑞等上來, 親問死者之數, 亦不甚多。 又乙卯冬十月, 河敬復受都巡檢使之任, 歸于咸吉道, 令副司正宣錫年來啓曰: “甲寅乙卯兩年飢疫而死者, 數萬餘人, 白骨布野。’ 又與黃喜書曰: ‘年前民飢致死, 今年救荒, 非予力可及。’ 予聞之驚駭, 以爲人臣所言如此矛盾, 不可不知其實。 命趙遂良推訪死者之數, 三千二百六十二人, 且民食雖不裕, 亦不至匱乏也。 以此言之, 敬復之造虛言浮動新邑之人, 審矣。 夫新邑之民, 本是安居之人, 而今徙北邊, 其心易搖者也。 今當欽之、宗瑞等安集之時, 敬復有如此浮動之言, 豈宜幷處于朝? 欲放黜于外, 以懲其罪。 然素有鎭撫安邊之功, 故只令罷職, 卿等知之。 且今四邑之民, 率皆新徙, 去甲寅乙卯年饑饉之餘, 疾疫而死者頗多, 予甚悶焉。 然死者旣不得施弔恤之恩, 見在居民撫恤之方, 不可不擧。 如欲減租, 則軍需不裕; 如欲免軍, 則防禦最緊。 欲送京中緜布五千匹, 分賜窮民, 當每戶分賜乎? 付之監司都節制使, 擇貧民無賴者給之乎?” 僉曰: “君恩不可付之於人, 其道神稅布, 歲有常貢, 願停上納, 則其數不下數千餘匹。 今送緜布五千匹, 依中朝例, 每正軍一名, 賜緜布稅布各一匹何如?” 從之。 “其二曰: “今司憲府所推妖巫七人, 能使鬼神, 唱於空中, 有似人語, 令人眩惑, 據律當絞, 然前此未立禁章, 不可一朝遽置於法, 玆欲放黜于外, 且立禁章, 以杜其弊何如?” 僉曰: “放黜于外, 則外方愚民, 尤爲易惑, 且禁防未嚴, 弊必倍之。 莫若屬東西活人院, 制其出入, 使不得相通, 又令憲府無時檢察, 如有犯禁, 嚴加糾理。 其在外妖巫, 亦令推劾決罪, 良女則屬官府, 私賤則給本主, 守令時加糾察, 使不得肆行。” 上曰: “昔太宗朝, 亦有妖巫放逐于外, 使不得雜處京城。 今卿等旣曰: ‘外方妖巫, 當定屬官府, 而令守令檢察。’, 則京中妖巫, 亦依此例, 於自願各官, 分置禁防, 何爲不可? 且前此未立禁防, 而遽以決罪, 予心未安。” 黃喜、閏德等曰: “若不照律, 遽赦之, 則妖巫無以知其罪之重也。 照律使知其罪, 以特恩減等決罪, 留置活人院, 則仁威兼行, 妖巫自息矣。” 盧閈曰: “前無禁章, 不宜加罪。” 上曰: “予當更思之。” 遂謂承政院曰: “妖巫處置, 三議政之論, 皆好矣。 然爾等之意何如?” 僉曰: “妖巫所犯, 在禁防未立之前, 不可遽罪之也, 且不可使處京中。 其居京中及京畿者, 則從自願安置外方, 居外方者, 則各於元居處安置爲便。” 上曰: “當從爾等之議, 但今據律立法, 而後有犯者, 從律文處死則太重, 若減等, 則有違禁章, 何以處之?” 右承旨鄭甲孫曰: “末減科罪亦可, 於律有之, 曰: ‘應加應減, 取旨施行。’ 殿下特恩減等科罪, 亦是律也, 何不可之有?” 從之, 令司憲府磨勘妖巫處置之法及禁防之術以聞, 遂黜妖巫于外方。

황희(黃喜)·최윤덕(崔閏德)·노한(盧閈) 등을 불러서 정사를 논의하였다. 그 첫째에, “함길도 알목하(斡木河) 등지는 본래 우리 나라의 지경인데, 예전에는 야인들이 살고 있었으나 지금에는 저절로 멸망하였다. 내가 조종(祖宗)의 뜻을 이어받아 군읍(郡邑)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조정의 공론이 분분하여 나 홀로 마음속으로 결단하고 네 읍(邑)을 설치해서 민중을 살게 했더니, 그 뒤에 하경복(河敬復)이 나에게 말하기를, ‘고려 시대에는 아홉 성(城)을 창설하려 했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사오니, 그 뜻이 대개 고을을 두지 않으려고 한 것입니다.’ 하였고, 을묘년 가을에 하경복이 또 말하기를, ‘신읍(新邑)에 사는 백성들로서 갑인·을묘 양년간의 흉년 뒤에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만 명이나 됩니다. ’고 하여, 내가 함길도 도순무사(都巡撫使) 심도원(沈道源)으로 하여금 그 수효를 조사하게 하였더니, 죽은 자가 6백 48인이었다. 그 뒤에 감사(監司) 정흠지(鄭欽之)와 도절제사(都節制使) 김종서(金宗瑞) 등이 올라왔으므로 친히 죽은 자의 수효를 물었어도 역시 심히 많지 않았고, 또 을묘년 겨울 10월에 하경복이 도순검사의 임명을 받고서 함길도로 돌아가서, 부사정(副司正) 선석년(宣錫年)을 시켜서 와서 아뢰기를, ‘갑인·을묘 양년에 굶주리고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수만 여명이나 되어 백골이 들판에 널려 있습니다.’ 하였고, 또 황희에게 준 편지에 말하기를, ‘연전(年前)의 백성들이 굶어 죽은 것과 금년의 구황(救荒)에 대한 일은 내 힘으로는 미칠 수 없다.’ 하였으니, 내가 이를 듣고 매우 놀랐다. 신하 된 사람으로서 말하는 바가 이렇게 모순이 되므로, 그 실상을 불가불(不可不) 알아야 되겠기에, 조수량(趙遂良)을 명하여 죽은 자의 수효를 조사하였더니, 3천 2백 62명이며, 또 백성들의 먹을 것은 넉넉하지는 못하나 역시 다 떨어지는 데 이르지는 않았다. 이것으로 말한다면 경복이 빈말을 만들어 내어 신읍 백성들의 마음을 들뜨게 함이 분명하였다. 대개 신읍(新邑)의 백성들은 원래 편안하게 살던 사람들로서, 이제 북쪽 변방으로 옮겼기 때문에 그 마음이 흔들리기 쉬운 사람들이다. 지금 흠지와 종서 등이 백성들을 잘 다스려 편안하게 살고 있는 때에, 경복이 이와 같이 민심을 동요시키는 말을 하였으니 어찌 한 조정에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 외방으로 내쫓아 그 죄를 징계하려고 하나 본래 변방을 진무(鎭撫)해서 편안하게 한 공로가 있으므로, 다만 파직(罷職)만 시키니 경들은 이를 알라. 또 지금 네 고을의 백성들은 모두 새로 옮긴 사람들로서, 지난 갑인·을묘년에 굶주린 나머지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매우 많으므로 내가 심히 민망하게 여긴다. 그러나, 죽은 자에게 아직까지 조휼(弔恤)의 은혜를 베풀지 못하였으나, 현재에 살고 있는 백성들을 무휼(撫恤)할 방법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조세(租稅)를 감한다면 군수(軍需)가 넉넉지 못하고, 군역(軍役)을 면해 줄 것 같으면 방어(防禦)가 긴절(緊切)하므로, 서울에 있는 면포 5천 필을 보내서 궁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는데, 마땅히 매호(每戶)마다 나누어 줄 것인가. 감사와 도절제사에게 맡기어 빈민 중에 의지할 곳이 없는 자에 줄 것인가.”하니, 모두 아뢰기를, “군은(君恩)을 남에게 부탁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 도(道)에 해마다 바치는 상공(常貢)으로서 신세포(神稅布)가 있사오니, 원컨대, 상납(上納)을 정지시키면 그 수가 수천여 필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보낼 면포 5천여 필을 명나라의 예(例)에 의해서 정군(正軍) 1명마다 면포와 세포(稅布) 각각 1필씩을 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그대로 따랐다. 둘째에 말하기를, “지금 사헌부에서 추문(推問)하고 있는 요망한 무당 7명은 능히 귀신을 공중(空中)으로 불러서 사람이 말하는 것과 같이하여 사람들을 현혹(眩惑)시키니, 율문(律文)에 의거하면 교형(絞刑)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앞서 금지하는 법을 세우지 아니하고 갑작스레 하루아침에 법으로 처치하는 것은 불가하므로, 이들을 외방으로 쫓아내고, 또 금지하는 법을 세워 그 폐단을 막는 것이 어떻겠는가.”하니, 모두 아뢰기를, “외방으로 쫓아내면 외방의 어리석은 백성들이 더욱 유혹되기 쉬우며, 또 금방(禁防)이 엄하지 않으면 폐단이 갑절이나 될 것이오니, 동서 활인원(東西活人院)에 소속시켜서 출입을 제한시켜 서로 통하지 못하게 하고, 또 사헌부로 하여금 때없이 검찰(檢察)하게 하여, 만일에 금령을 범하거던 엄중하게 규찰(糾察)을 가하여 다스리고, 외방에 있는 요망한 무당들도 또한 추핵(推劾)하여 죄를 결정하되, 양민(良民)의 여자이면 관부(官府)에 예속시키고, 사천(私賤)이면 본주인에게 주게 하여, 수령이 때때로 규찰을 가해서 함부로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옛날 태종조(太宗朝)에도 역시 요망한 무당이 있으므로, 외방으로 쫓아내어 경성(京城)에서 섞여 살지 못하게 하였다. 이제 경들이 이미 ‘외방의 요망한 무당도 마땅히 관부에 정속(定屬)시키고, 수령들로 하여금 검찰하게 하라. ’고 했으니, 서울에 있는 요망한 무당들도 역시 이 예(例)에 따라서, 자원(自願)하는 각 관청에 나누어 두고 금방(禁防)하는 것이 어찌 옳지 못하며, 또 미리 금방을 세우지 아니하고, 갑작스레 죄로 결정하는 것은 내 마음에 미안(未安)하다.”하였다. 황희와 윤덕 등이 아뢰기를, “만약에 율문대로 다스리지 않고 갑자기 놓아주면, 요망한 무당들이 그 죄가 중하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오니, 율문에 따라 다스려서 그 죄를 알게 하고, 특별한 은혜로써 감등(減等)해서 죄를 결정하여 활인원에 유치(留置)시키면 어짊[仁]과 위엄이 함께 행해질 것이오며, 요망한 무당들은 자연히 없어질 것입니다.”하고, 노한은 아뢰기를, “전에 금하는 법을 세우지 아니하였으므로 죄를 주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다시 생각해 보리라.”하고, 승정원에 이르기를, “요망한 무당을 처결하는 데 대한 세 의정(議政)의 논의가 다 좋다. 그러나, 너희들의 의견은 어떤가.”

하니, 모두 아뢰기를, “요망한 무당들의 범한 바가 금방이 서 있기 전에 있었으므로 갑자기 죄줄 수 없사오며, 또 서울 안에 거처하게 하는 것도 불가하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자와 경기에 살고 있는 자는 자원에 따라 외방에 안치(安置)하고, 외방에 살고 있는 자는 각기 본래에 살던 곳에 안치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하므로, 임금이 말하기를, “마땅히 너희들의 의논대로 따르리라. 그러나, 이제 갑자기 율문에 의거하여 법을 세워서, 뒤에 범하는 자가 있어, 율문에 따라서 사형에 처하면 너무 중하고, 만약에 감등하면 법령에 어긋남이 있으니, 어떻게 이를 처리하면 되겠는가.”하니, 우승지(右承旨) 정갑손(鄭甲孫)이 아뢰기를, “말감(末減)으로 죄를 매기는 것도 역시 옳습니다. 율문에 이르기를, ‘마땅히 더하고 마땅히 감할 것은 분부를 받아 시행[應加應減取旨施行]하라.’ 하였사오니, 전하께서 특별하신 은총으로 감등해서 죄를 매기는 것도 역시 율문이오니, 어찌 옳지 않겠습니까.”하므로, 그대로 따르고, 사헌부로 하여금 요망한 무당을 처치할 법과 금방의 계책을 마련해서 아뢰게 하고, 요망한 무당들을 외방으로 쫓아냈다.

【태백산사고본】 23책 72권 10장 A면

【영인본】 3책 674면

【분류】 *군사(軍事) / *외교-야(野)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인사-임면(任免) / *사법-치안(治安) / *사상(思想)

○世宗 75卷, 18年(1436 丙辰 / 명 정통(正統) 1年) 12月 6日(丁卯) 3번째기사

어명으로 정흠지가 상경하여 그 모친에게 헌수하다

○咸吉道監司鄭欽之承召來京, 獻壽于母, 賜樂與酒饌。 初, 選欽之爲咸吉道監司, 而以有老母, 令歲來省母。

함길도 감사 정흠지(鄭欽之)가 임금의 부름을 받고 서울에 와서 그 어머니에게 헌수(獻壽)하니, 풍악과 주찬(酒饌)을 내려 주었다. 처음에 정흠지를 뽑아서 함길도 감사를 삼았는데, 늙은 어머니가 있으므로 해마다 와서 어머니를 문안하게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4책 75권 23장 A면

【영인본】 4책 44면

【분류】 *왕실-사급(賜給) / *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윤리(倫理)

*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교통-수운(水運) / *군사-관방(關防)